인사말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질문이 바로 “선생님, 제가 이런 증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게 천식일까요?” 하는 것이다. 질문을 하는 사람 중에는 감기에 걸리면 감기가 오래 간다거나 기침이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거나 조금만 움직이거나 걸어도 숨이 차다거나 하는 내용들이 가장 많다.
“천식이란 참 재미있는 병이다”
천식에 대해서 내가 얻는 반응은 딱 두 가지이다.
극심한 공포와 또 하나는 지극한 무관심이다. 전자는 아무래도 영화나 드라마 등 간접적으로 얻게 되는 경험에서 오는 반응이 아닌가 싶다. 영화에 나오는 천식 환자는 항상 흡입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너무나도 유약한 모습으로 활달하게 노는 또래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하고 있다. 또 조금만 무리해도 갑자기 찾아오는 호흡곤란으로 금방이라도 죽을 것만 같다. 이런 모습을 상상해 온 사람들에게 천식이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이다. 반대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은 천식이란 그저 기침이 오래 가는 조금 귀찮은 병일뿐이다. 어렸을 때 잠깐 앓다가도 커 가면서 저절로 없어지는 그런 병이다.
천식이 갖고 있는 다양한 얼굴 중에 위의 두 모습이 모두 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위에 말한 두 가지의 반응 모두 천식을 항상 접하고 치료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나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반응이다.
천식은 그저 막연한 두려움으로 평생을 움츠리고 살아가야 할 질환도, 오래 가는 감기쯤으로 치부해 버릴 병도 아니다. 잘만 관리하면 건강하게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무시하고 그대로 놔두면 악화되는 병이다. 끊임없이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는 어린아이와도 같다.
이에 필자는 이처럼 어린아이와 같은 천식을 보다 현명하게 이겨내는 방법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진심어린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노력이 노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환자의 값진 건강한 행복과 연결되었음 바램으로 오늘도 하루하루 치료에 최선을 다한다.